
『불편한 편의점』 독서토론 질문 12개
김호연 · 「사람은 누군가의 곁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나」

모든 질문에 정답은 없어요. 위에서부터 한 층씩, 아래로 갈수록 더 깊어져요.
장면 · 이 장면은 무슨 뜻이었을까
- 1청파동 편의점 사장 염영숙 여사는 서울역에서 잃어버린 파우치를 찾아 준 노숙인 독고에게 도시락을 건네고, 얼마 뒤 야간 근무까지 맡긴다. 독고는 자기 이름도 과거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다.염 여사가 독고에게 건넨 건 동정이었을까요, 신뢰였을까요? 그리고 독고를 바꾼 건 일자리였을까요, 누군가 자기를 믿어 준다는 사실이었을까요?
- 2영업사원 경만은 퇴근길마다 편의점 바깥 테이블에서 혼자 술을 마시며 하루를 버틴다. 독고는 그런 그에게 술 대신 옥수수수염차를 내민다.독고의 옥수수수염차는 경만의 삶에 끼어든 참견이었을까요, 아무도 해 주지 않던 돌봄이었을까요? 둘을 가르는 선은 어디에 있을까요?
- 3기억을 되찾은 독고는 자신이 의료 사고를 덮는 일에 가담했던 의사였고, 그 일 뒤로 가족을 잃고 술에 무너졌다는 걸 마주한다. 그는 편의점을 떠나 코로나가 번지던 대구의 진료 현장으로 향한다.독고가 대구로 간 건 속죄였을까요, 편의점에서 되찾은 자신을 이어 가는 일이었을까요? 그 둘은 같은 걸까요, 다른 걸까요?
해석 · 두 가지로 읽힌다
- 4손님들은 이 가게를 물건도 적고 값도 비싼 「불편한 편의점」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 가게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사정에 조금씩 걸려 넘어진다.이 소설의 「불편함」은 극복해야 할 결점일까요, 사람을 사람답게 붙잡아 두는 조건일까요?
- 5염 여사의 아들 민식은 편의점을 팔자고 조르고, 전직 형사 곽 씨를 시켜 독고의 뒤를 캐게 한다. 독고가 떠난 뒤 그 곽 씨가 야간 근무를 이어받는다.민식은 이 따뜻한 이야기의 방해꾼일까요, 이 이야기가 외면한 현실의 목소리일까요?
- 6소설은 아르바이트생 시현, 오선숙, 경만, 극작가 인경, 민식, 곽 씨처럼 편의점을 거쳐 가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한 장씩 이어진다. 독고는 대부분 남의 눈에 비친 모습으로만 나온다.이 소설의 주인공은 사람들을 바꾼 독고일까요, 독고를 통해 스스로 달라진 사람들 하나하나일까요?
나라면 · 그 자리에 내가 선다면
- 7염 여사는 서울역에서 처음 본 노숙인에게 가게 열쇠와 밤 시간을 맡긴다. 그 선택으로 가게 안팎에서 걱정과 반대가 쏟아진다.내가 가게 주인이라면, 가족의 반대와 손해를 감수하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밤을 맡기겠어요? 어디까지 잃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맡길까요?
- 8오선숙은 게임에만 빠진 채 말을 끊어 버린 아들 때문에 속을 끓인다. 독고는 아들을 다그치기보다 먼저 들어 주라고 권한다.닫힌 가족에게 다가가야 할 때, 서운함을 쏟아 내서라도 부딪치겠어요, 내 마음을 숨기고 오래 기다리겠어요? 어느 쪽이 더 큰 걸 잃게 할까요?
- 9독고는 기억을 되찾고서야 자신이 외면한 잘못을 마주한다. 기억이 없던 편의점 시절, 그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었다.내가 저지른 잘못을 잊은 채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그래도 그 기억을 되찾겠어요? 되찾는 순간 지금의 평온을 잃는다 해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