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발제문 · 북키토끼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침묵은 공모인가」

1층 · 장면 — 이 장면은 무슨 뜻이었을까

  1. 1985년 아일랜드의 작은 도시, 석탄과 목재를 파는 빌 펄롱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갔다가, 석탄 창고에 갇힌 채 밤을 보낸 소녀를 발견한다.

    1.창고 문을 연 그 아침부터 펄롱이 괴로워한 건 소녀의 처지였을까요, 그걸 보고도 아무 일 없던 듯 돌아설 수 있는 자기 자신이었을까요?

  2. 원장 수녀는 펄롱을 응접실로 불러 차를 대접하고, 돌아가는 그에게 돈이 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건넨다.

    2.그 카드는 평소 거래처에 건네는 인사였을까요, 본 것을 입 밖에 내지 말라는 조용한 신호였을까요? 펄롱은 그 차이를 어디서 느꼈을까요?

    ↳ 수녀원이 펄롱 딸들이 다니는 학교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함께 생각해 보세요.

  3. 펄롱은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를 내쫓지 않고 집에 들인 사람은 개신교도 과부 윌슨 부인이었고, 펄롱은 그 집에서 자랐다.

    3.수녀원 소녀를 본 펄롱의 마음속에서, 윌슨 부인에 대한 기억은 용기였을까요, 갚지 못한 빚이었을까요?

2층 · 해석 — 두 가지로 읽힌다

  1. 아내 아일린은 남의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딸들을 생각하라고 말한다. 술집 주인 케호 부인도 수녀들이 이 도시 곳곳에 손을 뻗고 있다며 조심하라고 한다.

    4.아일린과 케호 부인의 말은 가족을 지키려는 지혜일까요, 침묵을 유지시키는 힘의 일부일까요?

    • □ 가족을 지키는 지혜 — 다섯 딸의 학교와 가게의 거래가 모두 이 작은 도시의 관계 위에 서 있다. 두 사람은 현실을 정확히 본다.
    • □ 침묵의 일부 — 모두가 이렇게 조심했기 때문에 수녀원 담 안의 일이 오래 이어졌다. 선한 사람들의 신중함이 침묵을 만든다.
  2. 마지막 장면에서 펄롱은 소녀를 데리고 나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시내를 지나 집으로 걸어간다. 소설은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 주지 않고 끝난다.

    5.이 결말은 희망일까요, 앞으로 닥칠 대가의 시작일까요?

    • □ 희망이다 — 펄롱은 걸으며 두려움과 함께 이상한 기쁨을 느낀다. 스스로 가장 좋은 자신이 되는 순간이다.
    • □ 대가의 시작이다 — 펄롱 자신도 최악은 이제부터라는 걸 안다. 가족과 가게가 치를 몫이 남아 있다.
  3. 펄롱은 어린 시절 자기를 돌봐 준 일꾼 네드를 떠올리며, 늘 곁에 있던 그가 자기 아버지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다.

    6.펄롱이 끝내 소녀를 데려 나올 수 있었던 힘은 자기 뿌리를 알게 된 데서 왔을까요, 뿌리와 상관없이 쌓여 온 작은 친절들에서 왔을까요?

    • □ 뿌리를 안 데서 —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빈자리가 채워지자, 펄롱은 자기가 누구인지 확신하게 된다.
    • □ 쌓여 온 친절에서 — 펄롱을 키운 건 핏줄이 아니라 윌슨 부인과 네드가 매일 보여 준 대접이었다. 그걸 그대로 돌려준 것이다.

3층 · 나라면 — 그 자리에 내가 선다면

  1. 펄롱은 작지만 안정된 가게와 다섯 딸의 앞날을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왔다. 수녀원은 그 도시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곳이다.

    7.아이들이 다닐 학교와 가족의 생계가 걸려 있을 때, 남의 집 아이 하나를 위해 그 모두를 걸겠어요? 걸지 않는다면 무엇을 끝까지 안고 살아야 할까요?

  2. 펄롱은 배달을 다니며 가난한 이웃들을 보고, 가진 걸 조금씩 나누면서도 그게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안다.

    8.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선행을 계속하는 것과, 한 번 크게 나섰다가 모든 걸 잃는 것 가운데 하나만 고를 수 있다면 무엇을 고르겠어요?

  3. 처음 수녀원을 찾았을 때 펄롱은 한 소녀에게서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펄롱은 그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수녀원을 떠난다.

    9.눈앞의 누군가를 모른 척하고 돌아선 뒤, 다시 돌아갈 기회가 한 번 더 온다면 돌아가겠어요? 첫 번째 외면을 누군가 알고 있다 해도요.

4층 · 논쟁 — 정답이 없는 질문

  1. 소설 뒤에는 막달레나 세탁소가 20세기 말까지 운영되었고,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그곳을 거쳤다는 설명이 덧붙어 있다.

    10.알면서 침묵한 평범한 사람들도 그 일에 책임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 □ 책임이 있다 — 도시 사람 모두가 수녀원 안의 일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 짐작과 침묵이 담을 지켰다.
    • □ 책임을 묻기 어렵다 — 가족의 생계가 교회와 얽힌 사회에서 개인에게 영웅이 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책임은 제도에 있다.
  2. 아일린은 살면서 앞으로 나아가려면 눈감아야 할 일도 있다는 태도를 보인다. 펄롱은 그렇게 사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묻기 시작한다.

    11.가족을 지키는 일은 낯선 사람을 돕는 일보다 먼저여야 할까요?

    • □ 먼저여야 한다 — 펄롱에게는 지켜야 할 다섯 딸이 있고, 그들은 아버지의 선택을 대신 떠안게 된다.
    • □ 먼저라고 할 수 없다 — 펄롱의 어머니도 윌슨 부인에게는 낯선 사람이었다. 그 선택이 없었다면 펄롱의 가족도 없었다.
  3. 펄롱은 딸들에게 좋은 학교와 번듯한 삶을 주려 애쓰지만, 수녀원 소녀를 본 뒤로는 그 삶이 무엇 위에 서 있는지 자꾸 묻게 된다.

    12.옳은 일을 하려면 가족이 대가를 치르더라도 감수해야 할까요?

    • □ 감수해야 한다 — 딸들이 배우는 건 아버지가 준 학교보다 아버지가 한 선택이다.
    • □ 감수하라 할 수 없다 — 대가를 고른 건 펄롱이지만, 치르는 건 동의한 적 없는 아내와 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