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발제문 · 북키토끼

『페스트』 알베르 카뮈

「이길 수 없어도 곁에 선다」

1층 · 장면 — 이 장면은 무슨 뜻이었을까

  1. 알제리의 도시 오랑에서 쥐들이 떼로 죽어 나오기 시작하지만, 당국은 한동안 그것을 페스트라고 부르기를 망설인다. 이름을 붙이면 도시를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1.사람들이 페스트라는 이름을 늦게 부른 건 몰라서였을까요, 알고 싶지 않아서였을까요?

  2. 시청 서기 그랑은 밤마다 소설의 첫 문장 하나를 고치고 또 고친다. 오월의 어느 아름다운 아침, 한 여인이 말을 타고 가는 문장이다. 페스트가 한창일 때도 그는 그 문장을 붙들고 있다.

    2.도시가 무너지는 동안 첫 문장만 고치는 그랑은 우스운 사람일까요, 이 소설에서 가장 버티는 사람일까요?

  3. 페스트가 물러가고 도시는 축제를 연다. 그러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사람은,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사라지지 않고 언젠가 다시 쥐들을 깨워 어느 행복한 도시로 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3.모두가 기뻐하는 날에 이런 생각으로 끝나는 결말은 경고일까요, 체념일까요?

2층 · 해석 — 두 가지로 읽힌다

  1. 기자 랑베르는 파리에 두고 온 연인에게 돌아가려고 도시를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다닌다. 마침내 탈출 길이 열리자 그는 떠나지 않고 보건대에 남는다.

    4.랑베르가 남은 건 연대의 선택이었을까요, 혼자 행복해지는 것이 부끄러워서였을까요?

    • □ 연대의 선택 — 그는 이 일이 이제 모두의 일이 되었다고 말한다. 떠날 수 있는데도 남는 것이 가장 분명한 연대다.
    • □ 부끄러움 — 그 자신이 혼자만 행복해지는 건 부끄러운 일일 수 있다고 말한다. 남은 이유는 대의보다 떳떳함에 가깝다.
  2. 파늘루 신부는 처음 설교에서 페스트를 죄에 대한 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 아이가 긴 고통 끝에 죽는 것을 곁에서 지켜본 뒤, 두 번째 설교의 목소리는 달라진다.

    5.아이의 죽음 앞에서 파늘루는 믿음을 지킨 걸까요, 무너진 걸까요?

    • □ 지켰다 —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것까지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설명을 포기하고도 믿는 것이 더 깊은 믿음이다.
    • □ 무너졌다 — 죄의 벌이라는 설명은 죄 없는 아이 앞에서 버티지 못했다. 그가 붙든 건 믿음이라기보다 버티기였다.
  3. 코타르는 페스트가 오기 전 죄를 짓고 쫓기며 목숨까지 끊으려 했다. 도시가 닫히자 그는 오히려 밀수로 돈을 벌며 생기가 돈다. 페스트가 물러가자 그는 창문에서 거리로 총을 쏘다 붙잡힌다.

    6.모두가 불행할 때 오히려 편안해진 코타르는 이 도시의 악당일까요, 가장 외로웠던 사람일까요?

    • □ 악당 — 그는 남의 불행으로 이익을 보고, 끝내 사람들에게 총을 겨눴다. 재난은 그의 본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 □ 가장 외로운 사람 — 모두가 똑같이 갇히자 그는 처음으로 혼자 쫓기는 사람이 아니게 됐다. 그에게 페스트는 소속감이었다.

3층 · 나라면 — 그 자리에 내가 선다면

  1. 의사 리외는 자신이 하는 일은 영웅적인 일이 아니라 성실함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에게 성실함이란 자기 일을 하는 것이다.

    7.재난이 닥친 도시에서, 나에게 「내 일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요?

  2. 타루는 누구도 페스트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적어도 전염시키는 사람은 되지 않으려 애쓴다고 말한다. 그는 자원 보건대를 만들고, 페스트가 거의 끝나 갈 무렵 병에 걸려 죽는다.

    8.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쪽에 서 있지 않으려면, 나는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요?

  3. 도시가 닫히자 사람들은 떨어져 있는 가족과 연인을 전보 몇 마디로만 만날 수 있다. 리외도 요양하러 떠난 아내와 떨어져 지내다가, 끝내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받는다.

    9.갑자기 오래 떨어져야 한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말을 남기고 싶나요?

4층 · 논쟁 — 정답이 없는 질문

  1. 카뮈의 인물들은 페스트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매일 환자를 돌본다. 리외는 이것을 끝없는 패배라고 부르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10.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도 계속하는 것이 옳을까요?

    • □ 옳다 — 결과가 아니라 곁에 선다는 사실이 사람을 지킨다. 싸움을 멈추는 순간 도시는 정말로 진다.
    • □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 —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모두를 계속 세우면 사람이 먼저 닳는다. 받아들이는 것도 용기다.
  2. 봉쇄된 도시에서는 개인의 사정보다 전체의 안전이 앞선다. 랑베르는 처음에 자신은 이 도시 사람이 아니니 나갈 권리가 있다고 항의한다.

    11.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묶을 수 있을까요?

    • □ 필요한 만큼 묶을 수 있다 — 한 사람의 예외가 도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다. 재난 앞에서는 모두가 이 도시 사람이다.
    • □ 묶는 데도 선이 있다 —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려는 마음은 쉽게 버릴 수 있는 사정이 아니다. 명분이 커질수록 선을 더 분명히 그어야 한다.
  3. 이야기를 전한 사람은 사람들 안에는 경멸할 것보다 감탄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이 기록을 남긴다고 밝힌다.

    12.재난은 사람의 좋은 면을 더 드러낼까요, 나쁜 면을 더 드러낼까요?

    • □ 좋은 면 — 리외, 타루, 랑베르, 그랑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를 위해 움직였다. 기록자가 남기고 싶었던 것도 그것이다.
    • □ 나쁜 면 — 당국은 이름 붙이기를 미뤘고, 코타르는 이익을 챙겼다. 재난은 원래 있던 이기심을 더 크게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