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발제문 · 북키토끼

『파리대왕』 윌리엄 골딩

「짐승은 우리 안에 있다」

1층 · 장면 — 이 장면은 무슨 뜻이었을까

  1.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진 소년들은 소라를 쥔 사람만 말할 수 있다는 규칙을 만든다. 소설 후반, 로저가 굴린 바위에 피기가 쓰러질 때 소라도 함께 산산조각 난다.

    1.소라가 깨진 순간 무너진 건 규칙이었을까요, 규칙을 믿던 마음이었을까요?

  2. 잭은 얼굴에 진흙과 숯으로 칠을 한 뒤 부끄러움에서 풀려난 듯 웃고 거침없어진다. 이후 사냥꾼들은 모두 얼굴을 칠하고 다닌다.

    2.얼굴을 가리자 달라진 건 잭의 본성이었을까요, 그 본성을 붙잡고 있던 부끄러움이었을까요?

  3. 사이먼은 막대에 꽂힌 멧돼지 머리와 마주하고, 그 머리는 짐승은 사냥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라 너희 안에 있다고 말한다. 산 위에서 짐승의 정체가 죽은 낙하산병이라는 걸 확인한 사이먼은 그 사실을 알리러 내려가다가 광란의 춤 속에서 아이들에게 죽는다.

    3.진실을 들고 내려온 아이가 짐승으로 몰려 죽는 이 장면에서, 아이들이 정말 두려워한 건 무엇이었을까요?

2층 · 해석 — 두 가지로 읽힌다

  1. 사냥꾼들이 멧돼지를 쫓느라 봉화 불을 꺼뜨린 사이, 수평선에 배 한 척이 지나간다. 랄프는 구조를 위해 불을 지키자 하고, 잭은 고기를 가져다주는 사냥이 먼저라고 한다.

    4.아이들이 잭을 따라간 건 잭이 옳아서였을까요, 랄프의 말이 너무 멀게 느껴져서였을까요?

    • □ 잭이 옳아서 — 배고픔은 지금이고 구조는 막연하다. 고기를 주는 쪽이 눈앞의 삶을 책임진 셈이다.
    • □ 랄프가 멀어서 — 불 지키기는 지루하고 보상이 없다. 옳은 말이 재미없을 때 사람들은 옳음을 떠난다.
  2. 사이먼이 죽던 밤, 피기와 랄프도 춤추는 무리의 가장자리에 있었다. 다음 날 피기는 그건 사고였다고, 자기들은 바깥에 있었다고 말한다.

    5.피기의 「사고였다」는 말은 살아남기 위한 지혜일까요, 이 섬에서 가장 위험한 거짓말일까요?

    • □ 살아남기 위한 지혜 — 그 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둘 다 무너진다. 이름을 붙이지 않아야 내일도 불을 지킬 수 있다.
    • □ 가장 위험한 거짓말 — 착한 쪽이라 믿는 아이들조차 자기 안의 짐승을 모른 척한다. 그 모른 척이 다음 죽음을 막지 못한다.
  3. 섬 전체가 불타는 가운데 해군 장교가 나타나 아이들을 구한다. 장교는 영국 아이들이라면 더 잘해 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고, 랄프는 순수의 끝과 사람 마음의 어둠, 피기를 생각하며 운다. 장교는 그런 아이들을 두고 멀리 서 있는 자기 군함 쪽을 바라본다.

    6.구조하러 온 어른도 전쟁 중인 군인이었다는 결말은 구원일까요, 더 큰 섬으로 옮겨 간 것뿐일까요?

    • □ 구원 — 아이들은 살아남았고 랄프는 자기가 본 어둠을 알아본 채 돌아간다. 그 깨달음이 이 섬의 마지막 선물이다.
    • □ 더 큰 섬 — 어른들도 바깥에서 똑같이 싸우고 있다. 아이들이 한 일은 어른 세계의 작은 복사본이었다.

3층 · 나라면 — 그 자리에 내가 선다면

  1. 잭의 무리가 점점 커지자, 랄프 곁에 남는 아이는 피기와 쌍둥이 몇뿐이 된다. 쌍둥이도 결국 잭 쪽으로 끌려간다.

    7.다들 한쪽으로 몰려갈 때, 나는 끝까지 랄프 곁에 남을 수 있을까요? 떠나게 된다면 무엇 때문일까요?

  2. 피기는 안경과 논리로 불을 피우지만, 뚱뚱하고 천식이 있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놀림을 받는다. 그의 말은 옳아도 잘 들리지 않는다.

    8.옳은 말을 하는데도 사람들이 듣지 않을 때, 나는 말하는 방법을 바꾸겠어요, 말할 자리를 바꾸겠어요?

  3. 처음에 로저는 어린아이 주변으로 돌을 던지면서도 일부러 빗맞힌다. 옛 생활의 금기가 아직 그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나중에 그는 바위를 굴려 피기를 죽인다.

    9.지켜보는 사람도 벌도 없는 곳에서, 나를 끝까지 붙잡아 줄 금기는 무엇일까요?

4층 · 논쟁 — 정답이 없는 질문

  1. 골딩은 전쟁을 겪은 뒤 이 소설을 썼다. 섬에는 어른도 법도 없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규칙을 만들었다가 스스로 무너뜨린다.

    10.사람은 규칙이 사라지면 본래 잔인해지는 존재일까요?

    • □ 그렇다 — 소라가 힘을 잃자 아이들은 순식간에 사냥꾼이 된다. 문명은 본성을 누르는 얇은 껍질이다.
    • □ 아니다 — 랄프와 피기, 사이먼은 끝까지 다르게 행동했다. 잔인함은 본성보다 두려움과 무리가 만든다.
  2. 잭은 두려움을 부추기고 짐승에게 제물을 바치며 무리를 묶는다. 랄프는 회의와 규칙으로 아이들을 설득하려 하다가 번번이 진다.

    11.공동체를 묶는 데는 이성보다 공포가 더 강한 힘일까요?

    • □ 그렇다 — 잭의 무리는 짐승이라는 적이 있어서 하나가 된다. 두려움은 가장 빠르고 확실한 접착제다.
    • □ 아니다 — 공포로 묶인 무리는 사이먼과 피기를 잃고 섬을 불태운다. 오래 버티는 건 결국 이성으로 만든 약속이다.
  3. 이 소설은 오랫동안 학교에서 읽히며 사람의 본성을 묻는 교재가 되었다. 반면 실제로 조난당한 소년들이 서로 도우며 살아남은 기록도 있다며 소설의 비관을 반박하는 목소리도 있다.

    12.『파리대왕』은 사람의 본성을 그린 이야기일까요, 한 시대의 두려움을 그린 이야기일까요?

    • □ 사람의 본성 — 시대와 장소를 바꿔도 무리와 공포가 만나면 같은 일이 일어난다. 그래서 지금도 읽힌다.
    • □ 한 시대의 두려움 —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의 절망이 투영된 우화다. 다른 조건이라면 아이들은 다르게 살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