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발제문 · 북키토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닿을 수 없어도 가려는 마음」

1층 · 장면 — 이 장면은 무슨 뜻이었을까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에서 차별 없는 마을의 아이들은 성년이 되면 지구로 순례를 떠난다. 그런데 순례자들 가운데 일부는 돌아오지 않는다.

    1.돌아오지 않은 순례자들은 더 나은 곳을 찾은 걸까요, 더 나은 곳을 스스로 포기한 걸까요? 그들이 지구에서 얻은 건 무엇이었을까요?

  2. 표제작에서 안나는 가족이 먼저 떠난 먼 행성으로 가기 위해 오래된 우주정거장에서 백 년이 넘게 배를 기다린다. 그사이 더 빠른 새 기술이 나오면서 그 항로는 버려졌다.

    2.안나를 그 자리에 붙잡아 둔 건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을까요, 가족을 먼저 보낸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이었을까요?

  3. 「관내분실」에서 지민은 임신한 뒤, 죽은 사람의 마음이 데이터로 보관된 도서관에 어머니를 찾으러 간다. 그런데 어머니의 마음은 도서관 안에서 찾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다.

    3.지민이 도서관에서 찾으려 한 건 어머니였을까요, 곧 어머니가 될 자기 자신이었을까요?

    ↳ 어머니가 결혼과 출산 전에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이었는지 떠올려 보세요.

2층 · 해석 — 두 가지로 읽힌다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의 마을은 누구도 차별받지 않도록 세워진 곳이다. 그런데 지구로 순례를 떠난 이들 가운데 일부는 그 마을로 돌아오지 않는다.

    4.그 마을은 실패한 이상향일까요,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필요했던 피난처일까요?

    • □ 실패한 이상향 — 순례자들은 차별이 있는 지구에서 사랑을 알고 떠나지 않는다. 고통 없는 곳이 삶의 전부를 주지는 못했다.
    • □ 필요한 피난처 — 상처받지 않는 곳에서 자랐기에, 순례자들은 지구의 차별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남을 힘을 가졌다.
  2. 「감정의 물성」에서는 우울이나 슬픔 같은 감정까지 손에 쥘 수 있는 물건으로 만들어져 팔린다. 사람들은 기쁨뿐 아니라 우울도 사 간다.

    5.우울을 물건으로 사는 사람은 감정을 다스리려는 걸까요, 감정에게서 도망치려는 걸까요?

    • □ 다스리려 한다 — 손에 쥘 수 있는 우울은 끝이 보인다. 내 안에 흩어진 우울보다 견딜 만하다.
    • □ 도망치려 한다 — 진짜 감정을 마주하는 대신, 대신 느껴 줄 물건을 사는 일이다.
  3. 「나의 우주 영웅에게」에서 우주 비행사 재경은 모두가 기다리던 임무 직전, 우주선 대신 바다로 뛰어든다.

    6.재경의 선택은 기대를 저버린 도망일까요, 누구의 영웅도 아닌 자신으로 살기로 한 결정일까요?

    • □ 도망 — 재경을 보고 꿈을 키운 사람들에게 그 선택은 설명 없는 이별이었다.
    • □ 자신으로 사는 결정 — 재경은 남이 정한 영웅의 이야기 대신 자기가 원하는 끝을 골랐다.

3층 · 나라면 — 그 자리에 내가 선다면

  1. 표제작의 안나는 떠나지 못한 채 남겨졌지만, 그 기다림을 멈추지 않는다. 기술은 그를 두고 앞으로 나아갔다.

    7.닿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람을 기다리느라 남은 삶을 다 쓰게 된다면, 그래도 기다리겠어요, 그 사람을 놓고 여기서 새 삶을 시작하겠어요?

    • □ 기다린다 — 포기하는 순간 그 사람과 나를 잇던 마지막 끈이 끊긴다.
    • □ 새로 시작한다 — 기다림이 삶 전부가 되면, 결국 나도 그 사람도 여기 없게 된다.
  2. 「스펙트럼」의 희진은 낯선 행성에서 전혀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기록하는 존재 루이와 함께 지낸다. 둘은 서로의 언어를 온전히 알지 못한다.

    8.끝까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와, 그 모름을 안고서도 곁에 남겠어요? 이해 없는 사랑에서 나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을까요?

  3. 「감정의 물성」의 세계에서는 감정을 손에 쥘 수 있는 물건으로 만들어 사고팔고, 곁에 두거나 치워 둘 수 있다.

    9.내 안의 가장 큰 슬픔을 꺼내 물건으로 만들어 서랍에 넣어 둘 수 있다면, 그러겠어요? 그 슬픔과 함께 떠난 사람에 대한 기억의 결까지 흐려진다 해도요?

4층 · 논쟁 — 정답이 없는 질문

  1. 표제작에서 새 기술이 나오며 안나가 기다리던 항로는 버려지고, 그 항로를 믿은 사람들은 멀리 떨어진 채 남는다.

    10.기술이 앞으로 나아갈 때, 뒤처진 사람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도 사회의 의무일까요?

    • □ 의무다 — 안나는 잘못한 게 없다. 사회가 바꾼 규칙이 그의 삶을 끊어 놓았다.
    • □ 한계가 있다 — 모든 옛 항로를 유지하느라 발전을 멈출 수는 없다. 더 많은 사람이 새 길로 가까워졌다.
  2. 「관내분실」의 도서관은 죽은 사람의 마음을 데이터로 남겨, 산 사람이 찾아와 만날 수 있게 한다.

    11.떠난 사람의 마음을 데이터로 남겨 두는 일은 권할 만한 일일까요?

    • □ 권할 만하다 — 지민은 그 도서관 덕분에 살아서는 몰랐던 어머니를 뒤늦게 이해할 기회를 얻었다.
    • □ 조심해야 한다 — 어머니의 마음은 도서관 안에서 길을 잃었다. 남겨진 기록이 제대로 된 작별을 대신할 수는 없다.
  3.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의 순례자들은 차별 없는 마을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몇몇은 차별이 있는 지구에 남아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살기를 택한다.

    12.차별받는 사람들은 차별 없는 곳으로 떠나기보다, 차별이 있는 세상에 남아 함께 바꿔 가야 할까요?

    • □ 남아야 한다 — 떠나서 지킨 평화는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을 그대로 둔다. 돌아오지 않은 순례자들이 그걸 보았다.
    • □ 떠나도 된다 — 싸움을 피해 안전한 곳을 찾는 것도 생존이다. 마을은 그렇게 지킨 삶이 있었기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