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발제문 · 북키토끼

『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가」

1층 · 장면 — 이 장면은 무슨 뜻이었을까

  1. 가게 진열창에 선 에이에프 클라라는 태양의 빛을 받아 힘을 얻는다. 클라라는 태양이 거지 노인과 그의 개를 다시 살려 냈다고 믿는다.

    1.클라라가 태양을 믿게 된 과정은 사람들이 신앙을 갖게 되는 과정과 얼마나 다를까요? 다르지 않다면 그 믿음을 착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2. 조시의 엄마는 클라라에게 조시의 걸음걸이와 말투를 따라 해 보라고 시킨다. 나중에 클라라는 조시의 모습을 한 인형 같은 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2.엄마가 원한 건 조시를 계속 사랑할 방법이었을까요, 조시를 잃는 고통을 피할 방법이었을까요?

    ↳ 조시의 언니 샐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함께 생각해 보세요.

  3. 클라라는 태양에게 조시를 낫게 해 달라고 부탁하며, 그 대가로 태양을 가리는 오염을 뿜는 기계를 없애겠다고 약속한다. 그 약속을 지키려고 클라라는 자기 몸속 액체 일부를 내놓는다.

    3.클라라의 희생은 조시를 위한 것이었을까요, 태양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을까요? 그 둘을 나눌 수 있을까요?

2층 · 해석 — 두 가지로 읽힌다

  1. 구름이 걷히고 태양빛이 조시의 방을 가득 채운 뒤, 조시는 회복한다. 소설은 그 빛이 실제로 조시를 낫게 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4.조시를 살린 건 태양이었을까요, 우연이었을까요? 그리고 클라라에게 그 차이는 중요했을까요?

    • □ 태양이었다 — 소설은 끝까지 클라라의 눈으로 보고, 그 눈에 태양은 약속을 지켰다. 독자가 그 세계를 부정할 근거도 없다.
    • □ 우연이었다 — 클라라의 믿음은 가게 창밖 몇 장면에서 시작됐다. 조시의 회복은 그 믿음과 상관없이 일어났을 수 있다.
  2. 조시의 아버지는 클라라에게 사람의 마음, 조시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지 묻는다. 클라라는 끝에 그 특별함이 조시 안이 아니라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었다고 말한다.

    5.클라라의 결론은 조시를 대신할 수 없다는 뜻일까요, 누군가 그 사랑을 받아 준다면 대신할 수도 있었다는 뜻일까요?

    • □ 대신할 수 없다 — 특별함이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다면, 그들의 사랑이 향한 건 오직 조시였다. 클라라는 그걸 배울 수 없었다.
    • □ 대신할 수도 있었다 — 특별함이 조시 안에 없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새 조시를 사랑하기로 할 때 그 자리는 채워질 수 있다.
  3. 조시가 자라 집을 떠난 뒤, 클라라는 쓸모를 다하고 폐기장에서 천천히 멈춰 간다. 그곳에서 옛 가게의 매니저를 만나 조용히 이야기를 나눈다.

    6.이 마지막 장면은 슬픈 결말일까요, 클라라에게는 온전한 결말일까요?

    • □ 슬픈 결말 — 클라라는 가족을 위해 몸을 내주고도 조시 곁에 남지 못했다. 사람들은 쓸모가 다한 존재를 쉽게 치운다.
    • □ 온전한 결말 — 클라라는 원망 없이 자기 기억을 정리한다. 조시를 끝까지 지켰다는 걸 알고 평온하게 머문다.

3층 · 나라면 — 그 자리에 내가 선다면

  1. 조시는 더 좋은 학교와 미래를 위해 유전자 강화를 받았고, 그 뒤 병을 앓는다. 강화를 받지 않은 친구 릭은 좋은 대학에 가기 어려운 처지다.

    7.내 아이가 강화를 받지 않으면 기회에서 밀려나고, 받으면 조시처럼 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2. 엄마는 조시가 죽으면 클라라가 조시의 몸 안에서 조시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클라라는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길을 찾는다.

    8.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그 사람의 말투와 기억을 그대로 지닌 존재가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받아들이겠어요? 그것이 진짜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요.

  3. 클라라는 엄마의 계획을 알고도 조시에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혼자 태양과의 약속을 지키러 나선다.

    9.누군가를 위한 일이지만 그 사람에게 알리지 않고 나 혼자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그 방법을 택하겠어요, 털어놓고 함께 정하겠어요?

4층 · 논쟁 — 정답이 없는 질문

  1. 클라라는 조시를 돌보도록 팔려 온 에이에프다. 그러나 클라라는 조시를 살리려고 스스로 몸의 일부를 내주고, 끝까지 조시의 행복을 바란다.

    10.클라라가 조시에게 품은 마음을 사랑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 □ 사랑이다 — 누구도 시키지 않은 희생을 스스로 택했다.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그 선택은 사랑의 모양이다.
    • □ 사랑이라 하기 어렵다 — 클라라는 조시를 돌보도록 만들어졌다. 목적대로 움직이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2. 조시의 가족은 클라라에게 기대고 고마워하면서도, 결국 필요가 다하자 폐기장으로 보낸다.

    11.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은 기계에게도 도덕적 배려를 해야 할까요?

    • □ 해야 한다 — 클라라는 가족을 위해 스스로 대가를 치렀다. 그런 존재를 물건처럼 버리는 건 우리 자신을 해치는 일이기도 하다.
    • □ 할 필요 없다 — 클라라가 느끼는 것이 정말 느낌인지 알 수 없다. 기계에게 배려를 나누면 사람에 대한 책임이 흐려질 수 있다.
  3. 소설 속 부모들은 자녀를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하려고 위험을 알면서도 유전자 강화를 택한다. 조시의 엄마도 그 선택을 한 뒤 샐과 조시의 병을 겪는다.

    12.부모는 위험이 있더라도 자녀의 능력을 높이는 기술을 선택할 권리가 있어야 할까요?

    • □ 있어야 한다 — 강화받지 않은 릭처럼 기회에서 밀려나는 사회라면, 그 선택을 막는 게 오히려 아이에게 불리하다.
    • □ 없어야 한다 — 대가를 치르는 건 선택하지 않은 아이다. 샐과 조시의 병은 부모의 선택을 아이가 떠안은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