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발제문 · 북키토끼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다수를 위해 한 명을 희생해도 되나」

1층 · 장면 — 이 장면은 무슨 뜻이었을까

  1. 샌델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전차 이야기를 꺼낸다. 선로를 바꾸면 다섯 대신 한 사람이 죽는다. 그런데 다리 위에서 옆 사람을 밀어 전차를 세우는 경우에는 대부분이 망설인다.

    1.숫자는 똑같이 다섯 대 하나인데, 우리의 직관이 두 경우를 다르게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직관은 믿을 만한 걸까요?

    ↳ 손으로 직접 미는 것과 방향을 바꾸는 것 사이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생각해 보세요.

  2. 허리케인이 휩쓴 뒤 플로리다에서 얼음과 발전기, 숙박비 값이 크게 올랐다. 한쪽은 이것을 탐욕이라 비난했고, 다른 쪽은 시장의 가격이 필요한 곳에 물건을 보내는 방법이라고 맞섰다.

    2.재난 뒤의 가격 폭등에 사람들이 분노하는 건 효율의 문제를 오해한 걸까요, 시장이 계산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아본 걸까요?

  3. 19세기 난파선에서 표류하던 선원들은 굶주림 끝에 병든 소년 선원을 죽여 그 몸으로 살아남았다. 이 사건은 재판에 넘겨졌다.

    3.만약 제비뽑기로 희생자를 정했다면, 혹은 소년이 동의했다면, 이 행위는 덜 잘못된 것이 될까요?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은 그대로일까요?

2층 · 해석 — 두 가지로 읽힌다

  1. 칸트는 문 앞에 찾아온 살인자가 친구의 행방을 물어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샌델은 여기서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참인 말로 피하는 것과 거짓말의 차이를 짚는다.

    4.거짓말은 안 되지만 참인 말로 속이는 건 된다는 구분은 도덕적으로 의미가 있을까요, 말장난일까요?

    • □ 의미 있는 구분 — 참말로 피하는 사람은 적어도 진실의 규칙을 존중한다. 칸트에게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의무에 대한 태도다.
    • □ 말장난이다 — 상대를 속이려는 의도는 같다. 결과적으로 속인 것이라면 형식의 차이가 도덕을 바꾸지 못한다.
  2. 롤스는 자신이 어떤 처지로 태어날지 모르는 「무지의 베일」 뒤에서 원칙을 정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가장 불리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불평등만 허용할 것이라고 본다.

    5.무지의 베일은 공정함을 찾아내는 장치일까요, 특정한 결론을 미리 정해 둔 장치일까요?

    • □ 공정함을 찾는 장치 —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면 누구도 자기에게 유리한 규칙을 만들 수 없다. 그 자체로 공정하다.
    • □ 결론을 정해 둔 장치 — 모두가 위험을 피할 것이라는 가정이 이미 들어 있다. 모험을 택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원칙을 고를 수 있다.
  3. 아리스토텔레스에게 가장 좋은 피리는 가장 잘 부는 사람에게 가야 한다. 샌델은 이 생각을 골프 카트를 타게 해 달라는 장애인 프로 선수 케이시 마틴의 소송과 연결한다.

    6.무언가를 누가 가져야 하는지 묻는 일이 그 활동의 목적을 묻는 일과 떨어질 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을까요?

    • □ 설득력 있다 — 골프에서 걷기가 본질인지 따지지 않고서는 카트를 허용할지 정할 수 없다. 정의는 목적에서 나온다.
    • □ 위험하다 — 활동의 목적을 누가 정하느냐에 따라 어떤 사람들은 쉽게 배제된다. 목적 논쟁은 끝나지 않는다.

3층 · 나라면 — 그 자리에 내가 선다면

  1. 샌델은 미국 남북전쟁 때 돈을 내고 대신 싸울 사람을 구할 수 있었던 징병 제도와, 오늘날의 모병제를 나란히 놓는다. 모병제에서도 결국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입대하게 된다는 비판이 있다.

    7.국가를 지키는 일에 참여하는 방식을 고를 수 있다면, 모두가 복무하는 제도와 돈으로 보상받고 원하는 사람만 가는 제도 가운데 무엇을 고르겠어요? 내가 복무해야 하는 쪽이라 해도요.

  2. 공리주의는 행복의 총량을 늘리는 선택이 옳다고 본다. 벤담은 모든 쾌락과 고통을 하나의 저울로 잴 수 있다고 믿었다.

    8.다수의 행복을 크게 늘려 줄 정책이 있는데, 그 대가를 치르는 소수가 바로 나라면 그 정책에 찬성하겠어요?

  3. 샌델은 과거 세대의 잘못에 대해 오늘의 국가나 공동체가 사과해야 하는지 묻는다. 자유주의자들은 내가 하지 않은 일에 책임질 수 없다고 본다.

    9.내가 태어나기 전 우리 공동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내가 사과하는 자리에 서야 한다면, 서겠어요? 그렇다면 공동체의 자랑스러운 역사도 내 것이라 말할 자격은 어떻게 될까요?

4층 · 논쟁 — 정답이 없는 질문

  1. 자유지상주의자들은 마이클 조던처럼 재능과 노력으로 번 돈에 세금을 매겨 남에게 나누는 것이 강제 노동과 같다고 주장한다. 롤스는 타고난 재능 자체가 운이라고 반박한다.

    10.타고난 재능으로 번 돈에 대해 사회가 더 많은 몫을 요구해야 할까요?

    • □ 요구해야 한다 — 롤스의 말처럼 재능도, 그 재능이 보상받는 사회에 태어난 것도 스스로 얻은 것이 아니다.
    • □ 요구할 수 없다 — 노직의 논리대로라면 자발적 거래로 얻은 것을 빼앗는 건 그 사람의 시간과 노동을 빼앗는 일이다.
  2. 샌델은 대리 출산 계약, 입학 기부금, 줄서기 대행처럼 시장이 들어와 있는 영역을 보여 준다. 어떤 것은 돈으로 사고팔면 그 의미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11.돈으로 사고팔아서는 안 되는 것이 분명히 있다고 해야 할까요?

    • □ 있다 — 아이를 낳는 일이나 시민의 의무를 거래하면, 그 일이 원래 지닌 가치가 훼손된다.
    • □ 정할 수 없다 — 누가 무엇을 신성하다고 여기는지는 다 다르다. 자발적 거래를 막는 건 한 가지 가치를 모두에게 강요하는 일이다.
  3. 샌델은 정의를 논할 때 좋은 삶에 대한 생각을 빼 두어야 한다는 자유주의의 입장에 반대한다. 공동선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말한다.

    12.공공의 정책은 무엇이 좋은 삶인지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할까요?

    • □ 중립을 지켜야 한다 — 좋은 삶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국가가 하나를 고르면 다른 삶을 사는 시민이 배제된다.
    • □ 중립은 불가능하다 — 샌델의 말처럼 동성 결혼이나 낙태 같은 문제는 좋은 삶에 대한 판단 없이 결론을 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