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발제문 · 북키토끼

『데미안』 헤르만 헤세

「자기 세계를 깨는 일은 누구의 몫인가」

1층 · 장면 — 이 장면은 무슨 뜻이었을까

  1. 열 살 무렵 싱클레어는 아이들 앞에서 과수원 사과를 훔쳤다고 허풍을 떨고, 크로머는 그걸 빌미로 그를 오래 협박한다. 싱클레어는 집에서도 이 일을 털어놓지 못한다.

    1.싱클레어를 그토록 괴롭힌 건 크로머였을까요, 처음으로 「밝은 세계」 바깥으로 나가 버린 자기 자신이었을까요?

    ↳ 부모님 집의 밝은 세계와 하녀들·골목의 어두운 세계를 싱클레어가 어떻게 나누어 보는지 떠올려 보세요.

  2. 데미안은 성경의 카인을 「이마에 표적이 있어 사람들이 두려워한 강한 자」로 다시 읽어 준다. 싱클레어는 그 말에 불안해하면서도 끌린다.

    2.카인의 표적은 선택받은 사람의 표시일까요, 무리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이 스스로 붙인 핑계일까요?

  3. 싱클레어가 그린 새 그림에 누군가 쪽지로 답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3.싱클레어에게 깨뜨려야 할 「알」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알을 깨고 나온 뒤의 세계는 정말 더 넓었을까요?

    ↳ 선과 악을 함께 품은 신, 아브락사스가 왜 하필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2층 · 해석 — 두 가지로 읽힌다

  1. 크로머의 협박은 데미안이 나선 뒤로 뚝 그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데미안은 끝내 자세히 말하지 않는다.

    4.데미안은 싱클레어를 구해 준 친구일까요, 싱클레어를 자기 세계로 끌어들인 사람일까요?

    • □ 구해 준 친구 — 데미안은 아무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고, 싱클레어가 스스로 길을 찾도록 한발 물러서 있었다.
    • □ 끌어들인 사람 —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생각을 읽는 듯 말하며 그가 믿어 온 세계를 흔들고, 자기 쪽으로 오게 만들었다.
  2. 데미안은 십자가에 달린 두 도둑 가운데 마지막에 회개한 도둑보다, 끝까지 회개하지 않은 도둑이 더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5.끝까지 자기 길을 지킨 도둑을 높이 사는 데미안의 말은 용기에 대한 찬사일까요, 위험한 궤변일까요?

    • □ 용기에 대한 찬사 — 죽음 앞에서 남의 기준에 기대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남은 것이 진짜 성실함이라는 뜻이다.
    • □ 위험한 궤변 — 자기 길이기만 하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말은, 잘못을 뉘우칠 이유를 지워 버린다.
  3. 마지막 장면에서 부상당한 싱클레어는 데미안에게서 입맞춤을 전해 받고, 이튿날 거울 속 자기 얼굴에서 데미안을 본다.

    6.데미안은 실제로 곁에 있던 한 사람이었을까요, 싱클레어 안에 있던 또 하나의 자기였을까요?

    • □ 실제 사람 — 데미안에게는 어머니 에바 부인도 있고, 전쟁터로 가는 삶도 있다. 싱클레어와 따로 사는 한 인물이다.
    • □ 또 하나의 자기 —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막힐 때마다 나타나고, 끝내 거울 속 얼굴로 합쳐진다.

3층 · 나라면 — 그 자리에 내가 선다면

  1. 싱클레어는 부모님의 밝은 세계로 돌아가 편안해지고 싶어 하면서도, 한 번 본 어두운 세계를 모른 척하지 못한다.

    7.지금 누리는 안정을 잃는다는 걸 알고도, 내가 믿어 온 세계를 스스로 깨뜨려 보겠어요? 무엇을 잃을 각오라면 가능할까요?

  2. 싱클레어는 방황하던 시절 벡과 어울려 술집을 다니며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그 뒤 베아트리체를 멀리서 우러르며 다시 자신을 추스른다.

    8.나를 붙잡아 준 게 한 사람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낸 이상이었다면, 그 회복은 가짜일까요?

    ↳ 싱클레어는 베아트리체와 제대로 말 한번 나눈 적이 없어요.

  3. 피스토리우스는 싱클레어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지만, 싱클레어는 결국 그가 옛것을 되풀이한다고 느끼고 등을 돌린다. 그 말은 피스토리우스에게 상처가 된다.

    9.나를 키워 준 스승을 넘어서야 할 때, 그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솔직하게 말하겠어요, 고마움을 지키며 조용히 떠나겠어요?

    • □ 솔직하게 말한다 — 넘어섰다는 걸 숨기는 것도 스승을 속이는 일이다.
    • □ 조용히 떠난다 — 성장은 내 몫이지, 그걸 스승에게 확인시킬 필요는 없다.

4층 · 논쟁 — 정답이 없는 질문

  1. 데미안은 사람들이 두려움 때문에 무리를 짓고 남이 정한 규칙에 기댄다고 말한다. 표적을 가진 사람은 그 무리 밖에서 자기 운명을 따른다.

    10.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은 결국 혼자 걸어야 하는 걸까요?

    • □ 그렇다 — 남이 대신 깨 줄 수 있는 알은 없다. 싱클레어도 데미안이 떠난 뒤에야 제 얼굴을 찾았다.
    • □ 아니다 — 싱클레어는 데미안, 에바 부인, 피스토리우스가 없었다면 한 걸음도 못 갔다. 길은 함께 만든다.
  2. 아브락사스는 선과 악을 함께 품은 신이다. 싱클레어는 자기 안의 어두운 충동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11.자기 안의 어두운 면은 없애려 하기보다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 □ 받아들여야 한다 — 억누른 충동은 사라지지 않고 엉뚱한 곳에서 터진다. 싱클레어의 술집 시절처럼.
    • □ 없애려 애써야 한다 — 모든 충동을 「나의 일부」라 부르면, 절제하고 책임질 이유가 흐려진다.
  3. 소설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끝난다. 데미안은 낡은 세계가 무너지고 새 세계가 태어나는 중이라고 말하고,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전쟁터로 간다.

    12.새로운 것이 태어나려면 낡은 세계를 깨뜨리는 파괴가 꼭 필요할까요?

    ↳ 개인의 알 깨기가 한 시대의 전쟁과 겹쳐질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생각해 보세요.

    • □ 필요하다 — 알이 깨지지 않으면 새는 태어나지 못한다. 고통 없는 변화는 없다.
    • □ 위험한 생각이다 — 개인의 성장을 설명하던 말이 전쟁을 정당화하는 말이 되는 순간, 수많은 사람이 대가를 치른다.